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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암 생존자의 달] 수기 공모전 당선작 1편

18-08-13 14:53   조회  1,043회

나래야,

아무래도 아빠가 암인 것 같다.

지금 바로 병원으로 올 수 있니? 글_오나래

 

크리스마스를 며칠 앞두고 온 세상이 축제 분위기였던 2014년 의 어느 겨울 아침, 잠에서 막 깨어나 졸린 눈을 비비며 확인한 휴대폰 문자 내용이었습니다. 드라마에서나 있는 줄 알았던, ‘ 설마 우리 가족은 아니겠지’라며 막연하게 생각했던 일이 우리 가족에게 일어났고, 그 날 스물여섯의 저는 이제부터 아빠를 대신해 우리 집의 가장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. 아빠는 아주 어린 나이에 소아마비로 한 쪽 다리를 절뚝이게 되 는 지체장애를 갖게 되었다고 합니다. 아빠는 중학생 때 할아 버지가 돌아가시고 난 후, 4형제의 장남으로서 홀어머니를 도 와 동생들을 기르며 집안의 가장 역할을 해왔습니다. 가족을 향한 사랑의 범위를 보다 넓혀, 아빠는 ‘밀알선교단’으로 시작 한 작은 장애인복지단체를 지나 발달장애아동청소년 특수학교 를 건립하여 평생을 자폐아동, 지적장애인, 지체장애인 등 우 리 사회에서 외면받기 쉬운, 외로운 이들의 친구이자 아버지이 자 스승으로 살아오셨습니다 아빠는 청년 시절 장애인봉사활동 캠프에서, 당시 자원봉사자 로 캠프에 참석했던 엄마를 만나 운명처럼 결혼하게 되었고 얼 마 후 제가 태어나게 되었습니다. 언제나 가족을 위해 헌신하 고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주셨던, 따뜻하고 자상했던 아빠. 수
원에서 서울까지 매일 출퇴근하시면서도, 저의 고 3 수험생활 내내 아침밥과 등하굣길을 책임지시며 피곤한 기색 하나 내비 치지 않으셨던 아빠. 진로를 고민하던 제게 사회복지라는 분야 에 대해 소개하셨고, 저는 학부와 대학원에서 사회복지를 전공 하며 장애인복지, 의료사회복지로 아빠와 같은 길을 걸어가고 자 차근차근 준비를 하였습니다. 아빠는 간암 3기라고 했습니다. 암 덩어리의 크기도 크고, 혈 액에 침잠되어 있어 이후에도 암세포가 혈액을 타고 돌아다니 며 다른 장기에 침범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습니다. 진단 당시 에는 수술도 어려울 줄로만 알았지만, 실낱같은 희망을 붙들고 내원한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외과 주치의 선생님으로부터 수술 이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들었고, 수술 당일 아침 아빠가 들어 간 수술장 문이 닫히자마자 엄마와 함께 하염없이 울었던 기억 이 납니다. 다행히 수술은 잘 끝났고, 아빠는 수술 후 1년 동안 무탈하게 차츰 건강을 회복해 나가셨습니다. 우리는 최선을 다해 아빠 곁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며 웃음과 행 복을 드리려 노력했고, 매일, 매 순간 함께할 수 있음에 감사했 습니다. 3개월에 한 번씩 검사와 결과를 들으러가는 과정을 반 복하며 느꼈던, 가슴 졸이게 두려웠던 기억들은 암환자와 가족 이라면 다 똑같이 공감할 만한 일이겠지요. 그 이후 저는 암환자와 가족을 위해 일하고 싶다는 결심으로 호스피스완화의료 병동에서 사회복지사로 근무하게 되었습니 다. 저와 같은 아픔을 겪은 사람들의 마음에 누구보다 깊이 공 감하고 함께 아파하고 지지하며, ‘지금 이 순간, 살아 숨 쉬며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있다는 것에 대한 감사와 소중함’을 매 일같이 느끼며 참 행복하게 일했고, 그런 저를 아빠는 누구보 다 자랑스러워 하셨습니다. 아빠는 2015년 1월 첫 번째 수술 이후 2016년 7월과 2016년
11월, 두 차례의 수술을 더 받게 되었습니다. 저는 빨리 가정 을 꾸려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아빠에게 보여드리고 싶다는 생 각에 당시 결혼을 약속했던 남자친구와의 결혼식을 서두르게 되었는데, 아빠는 하나밖에 없는 사랑하는 딸의 상견례를 마친 직후 부신 전이로 복강경 수술을 받게 되었고, 결혼식을 한 달 앞두고서는 폐 횡격막, 비장 전이로 또 한 차례의 대수술을 받 게 되었습니다. 대체 암이 뭔데 아빠와 우리 가족들을 이렇게 힘들게 만드는 건지 화도 많이 나고 견디기 힘들 때도 있었지 만, 그래도 끝까지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. 사랑하는 가 족들, 옆에서 함께 기도해주고 우리 가족을 붙들어주는 주위 사람들의 응원이 있었습니다. 우리는 여전히 암과 싸우고 있습니다. 2017년 12월, 첫 진단 을 받았던 때와 같은 그 추운 계절에 아빠는 한 번 더 나쁜 소 식을 들어야만 했습니다. 이번에는 방사선 치료와 더불어 매일 항암치료 약을 복용하며 어두운 터널 하나를 또 한 번 지나고 있습니다. 그러나 여전히 우리는 함께입니다. 사랑하는 가족 들이 있고, 함께하는‘오늘’이 있고, 힘을 내야 할 이유들은 수 없이 많습니다. 우리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. 암은 더 이상 우리를 울게만 할 수는 없습니다. 아빠는 암환자라는 타이틀이 가릴 수 없는, 그저 우리의 사랑하는 아빠이며, 남편 이며, 강하고 단단한 하나의 인격체입니다. 누군가 삶은 여행이라고 했던가요. 우리는 아빠의 소중한 인생 여행 속에 함께하며 그 삶을 언제나 응원해왔고, 아빠의 삶에 대한 강한 의지와 신념과 태도는 질병도 결코 꺾을 수 없었습니 다. 앞으로도 우리는 아빠의 손을 잡고 함께 이 길을 걸어갈 것 이며, 대한민국의 수많은 암환자, 가족들과 함께할 것입니다. 아빠, 힘내세요. 우리 곁에 계셔서, 늘 따뜻하게 웃어주셔서, 우리 아빠라서 감사해요. 사랑합니다! 

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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